아들아 ! 네가 입대하던날 파란하늘에 멋진구름이 가득했었지
오늘 가는 그길은 안개가 자욱하다 안개낀 길을 가다 보니
왠지 너의 마음이 그럴꺼다 싶다
국군춘천병원에서 비염으로 수술해 병문안가는 길
지 엄니에게 전화해 이것저것 주문사항도 많다
나한테도 읽을책 갔다 달란다 왠만하면 면회 안가려 했는데
추석전에 혼자 있는것도 그렇고 ... 가정의 평화를 위하여 ...
병원에 가니 전보다 많이 안정되고 적응이 많이 된 모습이 보인다
먹는것도 잘 먹고 지엄마랑 장난도 치고 좋긴 좋은 모양이다 ...
바깥 벤치에서 앉아 커피마시며 이야기 하던중
할만하냐 ? 예 한다 이것도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의 조그만 일부분이야
네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딪치는 난관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이겨나가렴
쉽지는 않을게야 ... 이것이 너를 담금질 하는 과정이라 여기고 웃거라
큰 수련의 기회로 여기거라 ... 앞으로 사회에 나가면 더 큰 시련이 기다린다
이것을 이겨낼 의지를 기르거라, 아빠는 약한 놈 싫다 알긋지 하자 알아들은듯 하다
네할머니 3년반동안 암투병할때 앞산 약수터에 가서 혼자 많이 울었지
그리고 집에 들어와 아무일도 없던것 처럼 웃으며 식구들을 대하고
할아버지, 동생들, 처, 아들들 모두 나만 쳐다보니 맏이로 덤덤해야 하는 현실이
가슴 아팠지만 어쩔수 없는 숙명, 그게 내 위치였던게야
할아버지 침해 7년도 그랬지 ... 그건 너도 옆에서 지켜보았으니 알테고
그와중에 삼춘 둘 다 장가보내고 ... 이게 아빠의 길이였다 ...
그게 따져보니 14년 , 그로인해 지금도 경제적으론 어렵지만
그세월에 대한 후회나 원망은 하지 않는다
너희들 말썽없이 잘 커 주었고 이만큼이나 살게해준것 감사하며 산단다
그렇다고 너희들에게 소홀하게 하지도 않았지
아니 ? 초등때 국사시험에서 해인사 어느산에 있느냐에 덕유산으로 답해
다음날 밤일하고 아침에 퇴근 바로 너 태우고 가야산에 갔던일 ...
공부안하기에 밤일하고 아침에 오대산 데리고 갔다오던일 ...
오면서 졸음을 참느라 휴계소마다 들러 세수하며 끌고 다녔지
초딩때 네 고사리 같은손 잡고 그 추운 겨울날 태백산, 설악산, 덕유산 ... 델구 다녔다
남자는 모름지기 의지가 중요한거고 한계도 느끼고 그 시련도 이겨내기 위해
인내와 참는것도 가르키기 위해 아빠의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었던게야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때 알바해서 용돈벌어 그돈으로 자전거 싸구려하나 사서 10여일간 전국일주한다고
비 잔뜩 오는날 출발하는 모습보고 얼마나 흐믓하고 대견했는지 아니 ㅎ
그때 남자는 그래야 하는게야 ... 내아들 맞다 맞어 ... 아빠 대학시절 생각나더라구 ...
이야기 듣던 큰놈 숙연해지더니 씩 웃는다 ... 걱정마세요 한다 ..
그래 그래야지 ... 어려울때일수록 냉정해지고 차가워져라 그래야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고
네 자신하고 한 약속은 꼭 지키거라 거기서 지면 의지가 약해지거던
힘들수록 힘들다 생각하지 말고 나에 주어진 시련이려니 생각하고
즐겁게 이겨내거라 하며 어깨를 두들겨 주었다 ...
이야기하려면 한도끝도 없을것 같아 여기서 줄이마 우리아들 화이팅 알지 ... ㅎ
아빠가 사온책이다. 여러번 읽어봐라 도움이 될께야 하며
"천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 "아프니까 청춘이다" 2권을 주었다
따뜻하게 안아주고 네놈 응석 좀 받아주고 싶지만 나중에 하자꾸나
나약해지는 모습이 싫어서리 ... 응석은 네엄마한테 하렴아
떠나면서 저멀리 올라가는 아들놈 불러본다
뒤돌아서며 손을 흔들고 가는 모습 좀 안스럽다 에~구
2012 . 9 . 27 . 국군춘천병원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