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찬 비
하늘이 놀랐는가
뇌성벽력(雷聲霹靂) 굉음(轟音) 소리내어 울더니
산천초목(山川草木) 쥐어짜듯 퍼부으며
대지(大地)를 깨우듯 적신다
산과 도시가 하얀운무(雲霧)에 가려
왕창 씻어낸 산수(山水)는
충격에 놀란 얼굴 드러내며
애달픈 아름다움 표출(表出)한다.
감추었던 한이 많았던가
울부짖는 빗물소리
애간장 녹이듯 마음 울리고
가라앉은 슬픈 연가(戀歌) 흐른다
맺힌마음 내밷지 못하고
감춰두었던 심연(深淵)의 얼룩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것들
더 세차게 때려 지워내거라
세차게 흘러가는 물줄기에
세월(歲月)의 이정표(里程標)를 그려
가슴담은 답답한 심사(心思)
아주 머나먼곳 보내다오
비야!
세차게 더 세차게 내려
다 비워내거라
깨끗히 씻어 지워내거라
아름답고 훈훈한 세상(世上)
맑고 진솔(眞率)한 곳에서
순수(純水) 초심(初心) 잡아매
유유자적(悠悠自適) 흐르는 물처럼 살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