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행 시작이다 영하13도의 날씨 산에오르니 체감 영하20도는 넘는듯 살이 에이는듯한 삭풍 머리카락 땀배어 고드름되고 콧물 저절로 줄줄이다 산을 덮은 눈밭 푹푹 빠지고 먼저 간 산님들 발자욱 밟으며 가다가 눈 바람에 없어진 길 러셀하며 정상을 향해 나아간다 가면 갈수록 무릎위 근육이 쥐난듯 당기고 다리가 무겁다 앙상한 나무잡고 잠시 쉬며 바라본 시선에서 오는 묘한기분은 뭔가 차갑고 시린 칼바람 푹푹 빠지는 눈밭 아늑하게 이어진 능선들 그 한자리에 홀로 서 있는 나 묘한 시련과 느낌 쓸쓸한 고독과 밀려오는 외로움 인생길이 이러한가 그길이 험난해도 가야하지 않는가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입에서 내뿜는 하얀 입김 살아 있지 않은가 그럼 가야지 엎친데 덮친격 좀더 빠른 하산길 찾으려다 덮힌 눈에 산속에서 길을 잃었다 되돌아 갈수도 없는 막막함 순간 방황은 잠시 저곳으로 올라가면 길을 찾을수 있다는 확신 가파른 눈길 오르다 힘들어 주저앉고 또 오르다 다리아파 주저앉고 헉헉거리는 숨결을 친구하며 걸음을 옮기다보니 다가선 능선길 믿음에 대한 화답인가보다 힘든 심신 이끌고 올라선 능선 나뭇가지 사이로 비춘 석양이 반긴다 큰일 끝내고 가는 기분이 이럴까 훗 ~ 지는 그림자 밟으며 하산길 제촉한다 어느덧 해는 저물고 하얀눈이 길을 비추며 인도한다 한시련을 이겨낸 진빠진 걸음걸이 저멀리 데려갈 버스의 불빛 어서오라는듯 정답게 손짓한다 외투안 맺힌 땀내음 코끝이 찡하다 갈아입고 쇠주한잔 넘기니 입에 착 달라 붙는다 사는게 이맛인가 ? 의자에 기대니 저절로 눈이 감긴다 ... 올 첫 눈산행 9시간, 빡세게 신고했다 다음엔 어디로 갈꼬 기대된다 ...
2012 . 12 . 09. 경기 가평 연인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