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뛰어 가던 바다는 / 이해인
아이를 달래는 엄마처럼 가슴이 열린 바다
그는 가진 게 많아도 뽐내지 않는다
줄 게 많아도 우쭐대지 않는다
답답한 마음 바다에 내려 놓고 탁 트인 마음 들고 온다
가득 찬 욕심 바다에 벗어 놓고 빈 마음 들고 온다
숨은보물을 찾듯 모래밭에 묻힌 조개껍질들을 줍는다
파도에 씻긴 조그맣고 단단한 그 얼굴들은 바다가 낳은 아이들
태어날 적부터 섬세한 빛깔의 무늬 고운 옷을 입고 있다
하얀 모래밭에 모래알 웃음을 쏟아 내고 있다
저녁 바다에서 내가 바치는 바다빛 기도는
속으로 가만히 당신을 부르는 것
바람 속에 조용히 웃어 보는 것
바다를 떠나서도 바다처럼 살겠다고 약속하는 것
바다는 온 몸으로 시를 읊는 나의 선생님
때로는 높게 때로는 낮게 어느 날은 거칠게
어느 날은 부드럽게
가끔은 내가 알아듣지 못해도
멈추지 않고 시를 읊는 푸른 목소리의 선생님
행남등대의 멋진 모습과 전망대에서는 남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등대를 빠져나와 저동항 쪽으로 걸으면 벼랑 꼭대기에 서있는 나무 전망대가 있다. 절벽을 따라 해안으로 내려가는 수직 나선형 달팽이 계단(높이 57m)이 압권이다. 다리가 후들거리지만 안전은 큰 걱정 안 해도 된다. ㅎ 걷는길로는 부족함이 없다. 도동에서 출발 저동까지 2시간정도면 충분하다 새벽에 2번이나 나와 일출을 담던곳으로 정다운곳이기도 한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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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마지막으로 을릉도 3일간의 여행은 막을내린다
2012 . 9 . 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