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가는곳/백운산

지우고 다시 ~

만사니 2015. 11. 22. 23:24































지우개  / 송순태



잘못 써내려온 문장이 있듯이 
잘못 살아온 세월도 있다

바닷가에 앉아서 수평을 보고 있으면 
땅에서 잘못 살아온 사람들이 
바다를 찾아오는 이유를 알겠다

굳은 것이라고 다 불변의 것이 아니고 
출렁인다고 해서 다 부질없는 것이 아니었구나

굳은 땅에서 패이고 갈라진것들이 
슬픔으로 허물어진 상처들이 바다에 이르면

철석철썩 제 몸을 때리며 부서지는 파도에 실려 
매듭이란 매듭은 다 풀어지고
 멀리 수평선 끝에서 평안해지고 마는구나

잘못 쓴 문장이 있듯이 
다시 출발하고 싶은 세월도 있다








2015 . 10. 19









'자주가는곳 > 백운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받들고 싶다   (0) 2015.12.25
나는 나 밖에 없다  (0) 2015.11.22
조심조심  (0) 2015.11.22
가을이 ~  (0) 2015.10.21
물어라  (0) 2015.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