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와 함박눈 / 김명인
앙상한 가지보다 초록 방석이 더 아늑해 보여
눈송이는 친구들을 불러모았을 뿐인데
사근거리는 눈송이송이 너무 살가워서
소나무는 가지를 펼쳐 받고 또 받았을 것인데
철없는 함박눈 밤새 소나무 가지에 내려앉아
가지에게도 눈송이게도 어느새 버거운
눈더미 되어버렸다
한밤 내 팔 그러안았던 눈송이송이
살며시 부려놓으려는 순간
우지끈 그만 제 팔뚝을 꺾어버린 조선 소나무 한 그루
솔가지와 눈덩이가 눈 바닥에 범벅되었다
폭설 지나간 이 아침
솔잎으로 꽂아둔 빼곡한 하늘이
서슬 푸른 허공으로 새파랗게 날 섰다
2013 . 2 . 4 삼성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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