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산 포토/포토 여행

은행나무 아래서

만사니 2012. 11. 3. 19:56

 

 

 

 

 

 

 

 

 

 

 

 

 

 

 

 

 

 

 

 

 

 

 

 

 

 

 

 

 

 

 

 

 

 

 

 

 

 

 

 

 

 

 

 

 

은행나무 밑을 지나다  /  임재정

 

 

  언덕에 나앉은 몸을 채근하는 갈바람 소리를 듣습니다.

나는 소름이  어디에 숨어 여름을 나는지 알지 못하므로

말없이 긴 해그림자를 좇습 니다
 
   바람이 노란 몸 드러내며 은행나무 아래를 지납니다 

   소름이 어떻게 마음보다 먼저 소슬한지 알지 못하므로,

한 해 한 해  닷말씩  구린 열매를 쏟아내는 나무처럼

나는 붙박히지 못합니다 갈바 람 소리를 듣습니다

 

저 아래 우묵한 곳으로 고인 것들이 색깔을 잃어갑니다

나는 흘러갈 뿐입니다 저기를 지날 땐 나도 노랗겠지요

소리없이  등 뒤의 세계가 닫히고 있습니다

 

 

2012 . 10 . 31  아산 현충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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