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사니 2013. 3. 7. 06:30

 

 

 

 

 

 

 

 

 

 

 

 

 

 

 

 

언젠가 산길을 걷다가
바람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바람, 그 자체로서

그를 본 것은 아니었습니다.

 

길섶에 우뚝 선 나뭇잎이 살랑대거나
목이 긴 원추리가 흔들거리는 것을 통해

비로소 바람을  보았던 것이지요.

 

땀으로 젖은 내 살갗에 바람이 닿았을 때

이윽고 그가 바람이 되었듯이

사람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나 이외의 또 다른  사람이 있어야만

그제야 나의 모습이 보이는 것이겠지요.


-  이지누의  우연히 만나 새로 사귄 풍경중에서  -